[카페테리아] 급식 모니터링,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자
[카페테리아] 급식 모니터링,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자
  • 백진순 전북영양교사회장
  • 승인 2017.10.1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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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순 전북영양교사회장
학교급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부모, 학생의 학교급식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급식의 운영내용과 영양 및 위생관리 상황 등을 공개하고 투명하고 신뢰받는 학교급식을 만들기 위해 학부모와 학생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은 각 반을 대표하는 학부모 및 학교급식에 관심이 많고 참여에 적극적인 학부모들로 구성된다. 학생 모니터링단은 교사의 추천이나 학생의 자발적인 지원으로 구성된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은 매일 식재료 검수과정을 직접 참관하여 원산지 등 식재료의 납품 상태는 물론 납품 차량 및 납품업자의 위생상태까지 점검한다. 그리고 급식실, 조리실의 위생상태와 조리 전 과정을 점검한다. 하루 동안 실시한 모니터링 내용에 대해 서로 협의, 꼼꼼히 기록하며 조리 후에는 검식까지 맡고 있다. 학생 모니터링단은 학교 내 급식봉사에 참여하고  검식 후에는 학생의 입장에서 의견과 소감을 기록한다.

급식 모니터링제도는 급식운영 공개 및 학부모 참여 확대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급식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실제로 모니터링단의 활동은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급식 위생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교급식 운영 과정과 현실에서 부닥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서로 이해와 소통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학부모 입장에서도 모니터링단에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의 식습관을 파악하는 등 학생들의 입장에서 급식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학부모들의 모니터링단 참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번 참여했던 학부모들은 다음 차례에서는 정중하게 모니터링단 참여를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학부모들이 가졌던 학교급식에 대한 불안 또는 불신이 해소되면서 더 이상 모니터링 참여에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학부모는 “모니터링단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영양교사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되레 사과를 한다. 또 어떤 학부모는 급식실 및 조리실의 위생상태를 보고 “우리 집보다 더 깨끗하다”며 학교급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이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모니터링단 활동을 학교 내로 제한을 둔다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큰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다. 학교는 이미 모니터링단뿐만 아니라 교육청과 교육부, 식약처, 지자체 등 수많은 기관에서 점검을 받고 있다. 그러니 모니터링단이 활동할 여지가 크지 않다.

명심할 것은 급식은 학교 내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도 큰 틀에서 보면 학교급식의 영역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재료업체들에 대한 감시기능은 열악한 수준이다. 학교급식 관계자들조차 이에 대한 권한이 없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의 활동 영역을 학교 밖 즉 식재료업체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식재료업체 감시를 학부모들이 대신할 수 있다면, 학부모들에게도 더욱 활동적으로 모니터링단에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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