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영유아 급식관리 중요성, 히포크라테스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칼럼]영유아 급식관리 중요성, 히포크라테스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
  • 김순미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승인 2017.10.1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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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미 교수(강동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All disease begins in the gut.)'는 기원전 460년에 태어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그리고 ‘장 건강’의 중요성은 오늘날 과학계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되었다.

이는 우리 몸이 수많은 영양소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영양소는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으로부터 유래되며 그 사이에 ‘장’이라고 하는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성장발달이 활발한 시기의 영·유아에게 있어서 균형 잡힌 바른 식품 섭취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벌이 가정 및 전문적인 보육에 대한 요구 증가로 보육기관의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시점에서 가끔씩 터져나오는 일부 어린이급식소의 비위생적이고 부실한 급식에 대한 보도는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제21조에 의거해 각 지자체에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설치·운영하여 영양사를 고용할 의무가 없는 100인 미만 영·유아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위생·안전관리를 통해 부실급식을 사전에 예방하고 어린이의 영양수준 향상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 전국에 12개소가 설치된 이래 만 6년만인 2017년 현재 전국 시·군·구에 214개 센터가 설치됐고 전국적으로 97만 5047명의 영·유아들이 센터의 혜택을 받고 있다.

각 센터에서는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어린이급식소를 20인 이하 시설과 21인 이상 시설로 구분해 연간 6회의 위생·안전관리 순회 방문지도와 3회의 영양관리 순회 방문지도 그리고 2회의 아동영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월 연령별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제공하고 각종 교육자료를 개발하는 한편 조리원, 원장 및 교사, 학부모 대상의 교육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특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소재 어린이집의 경우 어린이집 평가인증, 서울형 어린이집 평가를 비롯해 서울시와 구청 그리고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각종 평가와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센터 설치 초기 어린이집 원장들은 원하지 않는 또 다른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에 결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센터가 어린이들의 영양과 위생관리를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인정받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센터등록이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동센터의 경우 2013년에 127개소였던 등록시설 수가 2017년 현재 186개소로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린이집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보육기관의 급식 만족도는 2014년 36%에서 2016년 92%로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올 상반기 강동센터에서 실시한 영양캠프에서는 유아들의 3일치 식사섭취조사를 토대로 학부모들의 개별 영양상담을 실시했다. 그 결과 어린이집에서의 식사가 하루 중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유일한 식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영양관리를 위해 센터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할 많은 일이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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